'생일은 원래 본인이 축하받기보다는 부모님께 감사하는 날이야.'

이 말 내가 참 멋진척하며 자주 하던 말인데.. 근데 난 오늘 왜 이모양인지.
유치원생도 아닌 주제에, 먹을만큼 먹어놓고 뭐가 그리 서러워서 하루 종일 눈물이 나는지.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다른 사람이라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친하다 해도,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라해도...(물론 그런 적이 거의 없어 장담은 못하겠지만..)

다른 누구에게보다, 그분들에게 그렇게 대해졌다는 게 서글펐나보다.

울다 웃으면 XXX에 털난다는데, 소리 없이 눈물만 주르륵 흘리다가 상황을 떠올리며 피식 웃고.

나 미쳤나벼..ㅋㅋㅋ


미역국이 아니었을 때부터 직감은 했지만서도, 설마...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한번 이런 일이 있었던 거 같다.
그때도 엄마가 하루 종일 미안해 하며 신경썼던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신경쓰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냥 넘어가자.. 오늘이 무슨 날이라고..

근데, 상황이 너무 하잖아....ㅠㅠ


'정말 모르시는 건가..?'
미역국 아닐때부터 눈치는 챘지만, 그래도 요새 아빠가 개발하는 신메뉴 시식을 위해 미역국이 아니라 일부러 다른 걸 내놓은 걸수도 있다고 위안했었다.
"'가만 오늘이 월요일인가?"
"네."
달력을 보면, 알아주실거야. 동그라미도 쳐있는데...

"정신없어서 시간 가는 것도 잊고 있었네. 깜빡하면 오늘 그냥 지나갈 뻔 했어."
아.. 이제 아빠가 아셨구나.

"오늘 가스비 내는 날인데, 동그라미 쳐놓고도 있고 있다니....."

응?

엄마 왈
"동그라미는 가스비때문에 쳐놓은게 아닌데?"
아.. 엄마가 아셨구나.


"오늘부터 보건소에서 독감 예방 접종 시작한다고 해서 쳐놓은걸걸요?"

응....?

그 와중에 오가는 보건소 예방 접종이 싸서 좋다는 이야기, 너희도 꼭 일찍와서 맞으라는 이야기, 병원에서는 값이 4배 차이가 나더라는 이야기......

진짜 모르고 계시다는 것에 서운함이 치밀어 올랐다.
'오늘 내 생일이잖아!'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도.

하긴 근데, 생각해보면.. 낳아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하는데 오늘이 무슨 날이라고 내가 그런단 말인가...

이건 뭐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낳아놓으니 축하해달라니.
엄마 아빠의 미안해 하는 얼굴도 보고 싶지 않고, 서운해 하는 내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밥을 다 먹어갈 무렵,
"난 또 내 생일이라고 쳐 놓은 줄 알았지."

아무렇지 않게 말을 던져놓고 왠지 모르게 스스로 울컥해서 눈물이 비져나올 것만 같았다.
울 일도 아닌데.

엄마가

"응? 니 생일은 다음달이잖아."

하는데.... 이건 까먹은게 아니라 전혀 모르고 있던 거였구나.. 하는 마음에 쿠쿵... 하는 소리가 들리는 느낌.

그때야 눈치를 챈 아버지가 달력 아래의 작은 음력 숫자를 보시더니 나를 부르신다.

돌아보면 눈물 맺힌 눈을 보이게 될 것 같아서 그냥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가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왠일로 아침 일찍 온가족이 아침 식사를 했던건 내 생일이라서 축하하려고 그런게 아니었던 거다.

김칫국만 아주 잔뜩 들이켰어.



왜 그 사실이 그렇게 눈물이 나고 서러운지.

자꾸 미안하다고 내일 엄마가 맛있게 미역국 끓여준다는 말이 오히려 더 화가 나는지.
오늘 집에 오면 맛있는거 많이 해주겠다는 말이 왜 더 듣기 싫은지.



정말 별거 아닌데도 왜 눈물이 나는 지.

아 나 너무 바보 같다.

바보 같고 배은망덕한 나에게 화가 나.


얼굴도 보지 못하고 떠난 현자가 생각나지만, 길 떠난 이에게 나의 철없는 슬픔을 논하고 싶지 않고,

내 생일을 기억하고 있지 못한 이들에게 생일인데 이런 일이 있었노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서러움으로 인해 그런 것이 아니라, 미안해 할까봐 말하고 싶지 않다...)


"어이구 그렇게 서운하셨쪄요?"
라는 말로 내 속을 뒤집어 놓은 동생도 생각나고.


교수님 수업시간에 주변 사람들 다 신경쓰게 하며 줄줄 소리 없이 울던 내 얼굴도 생각 나고.

아주 오늘은 이건 뭐 누구 초상날도 아니고.



정말 이런 바보 같은 나를 위해 케잌까지 사들고 2공관으로 와준 문정이와도 눈물 흘리며 웃으며,
"이거 완전 시트콤이지?"
라고 기막혀 하고.


내 인생 왜 이모양?



진짜 별거 아닌 일 하나에 인생 전반에 회의가 들다니....OTL...
아직 철들려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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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7 15:36 2008/10/27 15:36
Posted by 티티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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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노래를 잊고 살았다.

spyro gyra의 노래를 문득 들으며... 내가 얼마나 노래를 잊고 살았는지 떠올렸다.

거의 1년이잖아......이런..


아상 목소리로 충분히 모든 걸 포괄해 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은근히 내 마음의 빈틈이 많았구나.

노래로 밖에 채워지지 않는.


왜, 어떻게 잊고 살았을까.


....드럼 연습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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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18:01 2008/10/0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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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써클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의미였을까.


백마들이라는 곳이 가지는, 백마들의 사람이 가지는 존재감.

과거의, 지금의..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년여의 시간.

내 인생 가장 굵었던 감정의 시간을 보낸 곳.


조용히... 요즘을 보며 생각해 본다.

머리는 복잡한데 정리는 안된다.

입 밖으로 내는 순간, 글로 내뱉는 순간 하나가 아닌 감정이 하나가 되버릴까 싶어 함부로 표출할 수 없다.

다분히 무거운 감정.
그렇지만, 오래도록 가지고 가기엔 지나친.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현재 활동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잘못을 책임져줄 누군가를 찾는 것은 옳지 않다.
그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법칙이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그렇다고 그 외의 사람의 책임이 줄어드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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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6 00:37 2008/10/0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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