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 많은 사람들, 수 많은 관계들 속에 우리는 무엇이었을까.
어제보고 오늘 또 보는 듯이 친근함을 가진, 몇년 만에 보는 지기도 있을 수 있고..
매일 매일 만나고, 보고 있어도 그리운 사람도 있고..
이름만 들어도 치떨리게 싫고,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쉰다는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 사람의 행동, 말투, 습관, 그의 애용하던 물건.. 그를 떠올리게 하는 무언가 만으로도 하루를 설레이며 보낼 수 있게 하는, 그런 사람도 있다.
더러는 탈을 쓰고 있는 관계도 존재한다.
사람이란 단순한 일도 복잡하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족속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원한 사랑을 가장한 지겨움.. 단단한 우정의 탈을 쓴 불신.. 충성과 우직함을 맹세한 배신..
많은 핑계로 사람들은 그들의 감정을 합리화 한다.
"싫어하는 건 아닌데 좀 지겨울 뿐이야.. 그렇다고 관계의 깨짐을 원하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그들은 바람을 피운다.(그것은 때로 열렬한 로맨스가 되기도 한다.)
"괜찮은 앤데 솔직히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 지 알아. 내가 간, 쓸개 다 빼준다고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믿었다가 뒤통수 맞으면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 때문에라도 적당히 감출건 감춰야지."
그래서 그들은 뒤에서 뒷담화를 나눌 수 있다.
"사람이 말야, 융통성이 있어야지. 요즘 세상에 줄 잘서는 것도 배신인가?"
그래서 그들은 쉽사리 정보를 빼돌리기도 하며 심지어 목숨을 앗아가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수 많은 감정은 어디서 흘러 오는 것일까?
우리의 관계는 누군가에 의해서 묶여지는 것일까.
나는 가끔 누군가 의해, 혹은 자연적으로... 사람들은 그들의 관계에 따라 어떠한 실로 연결이 되어있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강한 관계이고 친밀한 관계일수록 굵고 튼튼한 실로... 몸서리치도록 싫거나 쉽사리 잊혀지는 관계는 얇고 약한 실로...
나 같이 정리하는 것이 힘든 사람은 실이 엉켜들어도 쉽사리 끊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가끔 바로 끊어내고 평생을 얽히고 싶지 않은 관계도 존재한다.
탈을 쓰고 대하고 싶지 않은 소중한 사람이기때문에 더욱 끊어내고 싶은 경우도 존재하고..
탈을 쓰고 대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싫은 사람이기때문에 끊어내고 싶은 경우도 있었다.
전자는 후자보다 좀 더 고약하다.
실을 강한 실로 바꾸느냐, 아예 끊어 없애느냐... 두가지의 전혀 다른 결과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나와 그녀는 좀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마음은 비슷했으리라 생각한다.
소중하기 때문에 끊어내는 것과, 소중하기 때문에 끊을 수 없는 것.
아마도, 사랑과 증오는 양면으로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