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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5 님은 먼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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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영화를 보고나면 항상 그렇듯, 님은 먼 곳에도 마찬가지이다.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웃긴 듯 슬픈.

여운이 잔잔한 듯 진하게 남는다.



최근에 영화 본지가 꽤 되었는데, 무리해서 시간을 내 영화를 보러간 건 얼마 전에 식당에서 무심코 읽었던 이준익 감독의 인터뷰 탓이다.

밥 먹기전에 잠깐 읽어 봤기에 자세한 내용은 보지 않았지만, 이준익 감독의 "이 영화는 수애가 아니었더라면 만들어 낼 수 없었다. " 라는 식의 말에 왠지 끌렸다.

감독이 자신의 영화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게 될 배우를 두고 얼마만큼의 신뢰를 가지면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 꼭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연애인은 잘 모르지만 수애의 매력은 알고 있던 탓에 쉽게 결정 했달까.



이준익 감독의 영화 답게, 이 영화는 시종일관 가볍게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런 가벼움만이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즐겁게 내가 그 안에 속해있는 것마냥 그들의 노래를 즐기는 순간 갑작스레 폭탄이 터진다.



애초에 이영화에서 중점으로 맞춰지는, 남편을 찾아 베트남까지 가는 여인의 모습은 꽤나 모순적이다.

열렬한 사랑을 하는 사이여서 전쟁통인 그곳까지 가는 것도 아니다.

뭐하나 잘해주지 못한 남편. 밀려나듯 억지로 떠난 여정.

어리버리 하고 순하기만한 순이.



때문에, 그 우여곡절을 겪고 남편을 만난 후의 그들의 반응이 영화 보는 내내 궁금했다.

매몰차기까지 한 상길의 반응은 어떨지, 그렇게 애타게  - 할짓 못할짓 가리지 않고 - 찾고 찾던 순이의 반응은 어떨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느낌만을 이야기 하자면,

생각 이상의 반응에 정말 이래서 이준익 감독이 좋다.. 라고 느꼈달까.


거기서 그렇게 해버리는 구나.. 싶었다. 만약 그게 아니라 흔하디 흔한 연인의 만남처럼, 부부의 만남처럼 처리되었더라면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을텐데, 그녀의 그 반응.. 그의 그 행동들이 뭔가 너무 아련하게 와닿고, 순간 순간 느꼈던 모순을 이해하게 했달까.



애정도 증오도, 오기도, 포기도... 어떤 단어하나로 그녀의 감정을 설명할 순 없다.

묵묵하게 참고 견뎌내며, 이래서 여자는 강하다..싶은 면을 보이던 그녀가 쌓아왔던 것들.


그리고, 그 참상 속에서 흔히말하는 경상도 남자마냥 무심했던 그가 내뿜는 것들.



어쩌면 흔하디 흔한 전개가 될 수도 있는 영화가, 어디서나 예측할 수 있는 전개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이렇게나 여운이 남는 건 역시나 감독의 뛰어남?

영화에 대한 깊은 조예도 없지만, 왠지 모르게 이준익 감독이 한번 더 좋아졌다.


비극으로 처리하자면 한없이 비극적이고 무거워질 것들이 순간 순간 아무렇지 않은 듯 가벼워지고, 한없이 가벼워 질듯 내려앉는 감정들.

음.. 감독도 그렇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꽤나 몰입도를 높여줬다고 할까..
정말, 수애 이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는데, 평범한 아름다움이었다가도 화려해지는 모습에 두근 두근...
몸매도 진짜 이쁘고;;
밴드의 멤버들도 나름의 개성이 독특하게 드러나서 좋았다.

이준익 감독의 고정멤버(?) 라고 할 정도인 정진영씨 역시 완벽하게 그 역할의 가면을 뒤집어 썼다.

이 영화는 연인의 사랑을 말하는 영화라고 하기엔 뭔가 다른 영화인데... 그럼에도 중점이 되는 대사는 사랑을 말한다.

"니.. 내 사랑하나?"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어.......... 님은 먼 곳에.."

상길의 대사와 영화 전반에 깔리는 노래 '님은 먼 곳에.'
중간에 헬리콥터에서 부르는 님은 먼 곳에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 때 그녀는 어떤 심정으로 이 노래를 했을까.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집에 오는 길에, 내내 '님은 먼곳에..' 라는 마지막 구절이 맴돌았다.

뭔가 잊기 전에 횡설수설 블로그에 말도 안되는 감상한번 남겨보고....


아.. 이래서 이준익 감독영화는 오래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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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5 00:00 2008/07/25 00:00
Posted by 티티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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