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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여행은 회귀 본능과 가까울 만큼, 염원에 가까운 것이다.

역마살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가슴 답답해지는 상상들과는 또 다르게 항상 어딘가로 향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24 해 동안 남들과 비교해 적지 않은 여행을 다녔지만 이번 여행은 나에게 있어 인생 최대의 모험이며 가장 큰, 가장 긴 여행이다.

염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나의 신념을 더더욱 굳힐 수 있게 해준 이번 영국행의 이야기를 내 방에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 한번 남겨 보고자 한다.




2007년 1월 25일.
요즘 같은 세상에 비행기도 생전 처음 타보는 인간인 나는 생전 처음으로 공항에 가게 되었다.

영국 맨체스터행 카타르 항공 오후 10시 35분 비행기가 나의 목표였다.
광활하다는 표현이 딱 적절한 인천공항에서 J구역의 카타르 항공사를 찾으러 갔으나 너무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기다림의 연속.

2시간을 넘게 기다려 겨우 수속을 밟고 늦은 저녁을 부모님과 인천 숙부댁 가족과 현자와 지하 한식당에서 먹었다.
생전 처음 타는 비행기 이다보니 늦으면 안된다는 긴장감에 아직 출발시간은 한참 남았지만서도 9시 50분까지는 탑승구로 오라는 스튜어디스의 말만 떠올리느라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 지도 모르고 한동안은 먹지 못할 비빔밥을 입 안으로 우겨 넣은 기억만이 가득하다.

서둘러 밥을 먹고 가족들에게 한동안의 이별을 고하고 내부로 들어섰다.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짧은 8개월 동안의 헤어짐 뿐임에도 부모님의 걱정과 마음씀이 너무 느껴져서 살짝 눈물이 베어나왔다.
면세점 구경은 하는 둥 마는 둥.. 가장 끝에 있는 탑승구라 꽤 멀어서 일찍 가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 서둘러서 아픈 발을 끌고 탑승구로 향했다.
(그 날 아침에 산 구두는 좀 커서 발이 상당히 아팠었다.)

카타르로 여행가는 사람들과, 카타르를 경유해서 유럽으로 여행가는 사람들이 다수여서 영국에 도착도 하기 전부터 나도 지금 가는 이 길이 친구들과 유럽 여행을 가는 길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10시 30분이 좀 넘자 탑승을 시작했다.
입구부터 이미 외국인이어서 진짜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약간 들었다.
비행기 안으로 들어서자 친절한 미소를 짓는 두려운(?) 외국인 스튜어디스 뿐이어서 이제 어찌 살아가야 할지.. 정말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과 긴장.. 막막함의 연속 뿐인 감정이었지만 호기심도 꽤 있어서 꽤 호평을 받는 편인 카타르 항공이 어떤지 둘러보자는 마음을 먹고 곧 이것 저것 탐험했지만..)

인천에서 출발해서 상하이 푸동을 거쳐서 카타르 도하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6시간을 기다려 경유해서 맨체스터까지.
맨체스터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노팅험까지.
그리고 노팅험 기차역에서 다시 스카이락 센터까지.

나의 일정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었다.

인천에서부터 도하까지는 총 14시간 30분의 비행시간이 걸렸다.
여행을 좋아하는 만큼 스튜어디스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의 첫 비행 후 절대로 부러워하지 않게 되었다.
꽤 시끄러운 비행기 소음.. 잠조차 편하게 제대로 자기 힘든 좌석(퍼스트 클래스였다면 사정이 달라졌겠지만.) 뭔가 모를 답답함 등등... 그저 이동할 때 타는 것만으로도 고역이었기에.

도하 시간으로 새벽 6시 반 경 드디어 도하 공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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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부터 공항까지는 꽤 거리가 있어서 공항에서 제공하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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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탑승한 후 인천에서부터 타고 온 카타르 항공 비행기에게 헤어짐의 인사;; 를 잠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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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려서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를 10여분간 달렸다. 이제 아침에 밝아오는 카타르의 수도 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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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본 아침 해는 너무나 멋졌지만, 내 카메라와 나의 찍사로서의 능력이 부족한 관계로 찌그러진 해만이 사진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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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를 경유해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Transfer로 향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한 30여분을 저 북새통에서 기다린다음에야 겨우 수속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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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말대로 달러를 약간 바꿔갔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생판 모르는 남의 나라에서 혼자 굶으며 배를 졸였을 뻔했다.
경유 수속을 밟고 나오자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Volunteer Letter를 깜빡하고 오는 바람에 혹시 프린트가 가능한 곳이 있는지 찾아다니다가 곧바로 식당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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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김에 시간을 때우려고 햄버거를 먹은 그 상태에서 약간의 눈치를 보며 일기를 쓰고 주변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다. 역시 중동이라 그런지 차도르와 터번을 두른 사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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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르를 두른 여자들.
중동이어서 인지 흔하게 볼 수 있었다.
TV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보는 건데도 하도 많이 간접 경험을 해서 그런지 크게 이질감을 느끼진 않았지만.. 여하튼 한방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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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오전이어서 텅 비어있는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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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6시간의 기다림을 끝내고 드디어 맨체스터행의 12번 게이트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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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탈무렵에는 1시가까이 되어 있어서 밖은 완전히 환해져 있었다.
도하에 올 때 옆에 도하에 살고 있다는 한국인 아저씨와 같이 앉았는데 그 분 말에 의하면 도하는 지금 기온이 약 15정도라고 했다.
겨울 옷을 입고 있었지만, 공항 내부도 쾌적했고 비행기 온도도 잘 유지 되어 있어서 특별히 덥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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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항공기의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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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을 하고 아래에 보이는 도하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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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기내식은 하나도 못 찍고 간식만 한번 찍었다;
카타르 항공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서비스 좋기로 소문이 난 항공이라고 한다. (별 5개짜리 항공이라던가..)
확실히 기내식도 잘 나왔던거 같고 자주 나왔던거 같다;;(처음 타는 비행이라 뭘 알겠냐만은, 비행기 많이 타봤다는 다른 사람 말에 의하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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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에서의 지루함을 달래준(그리고 소음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영화 청춘만화.
지루함이 재미를 배가시켜서 나름 재밌게 봤다.
이외에 엄정화가 나온 호로비츠를 위하여도 나의 지루함을 달래준 일등 공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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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행 비행기에서 알게된 네팔인 니샤.
듣기도 말하기도 취약하고 자신감마저 떨어져있던 이 무렵의 긴장한 나에게 참 고마웠던 친절한 네팔인 친구.
나중에 서로 나라의 동전과 메일 주소를 교환했다.
그녀는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서 맨체스터에 간다고 했다.

멋진 저녁 하늘을 찍으며 더불어 살짝 니샤의 옆모습이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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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하늘은 진짜 멋졌다. 멀리 펼쳐져있는 모습은.. 정말 한번 저 위를 걸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길처럼 이어진 까만 선이 뭔지 지금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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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30분의 시간이 걸려서 맨체스터에 도착했다.
맨체스터 상공위에서 야경이 멋져서 찍었는데 많이 흔들려서 제대로 뭐하나 찍히지 않았지만.. 저 노이즈의 느낌도 좋아서 사진을 지우지 않았었다.
이제 도착할 낯선 땅을 처음 대하는 느낌은.. 긴장감에 약간의 설레임도 담겨있었다.

이제 이 곳이 내가 짧은 8개월을 살아갈 땅이다!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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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7 00:23 2007/01/27 00:23
Posted by 티티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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